백범김구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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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1운동으로 임시정부가 탄생하였다(3.1 경축사)-78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9-05-13

194631일은 해방 이후 첫 번째로 맞이하는 3.1절 기념일이었다. 그러나 당시 우익진영은

반탁운동으로, 좌익진영은 모스크바3상회담에 대한 총체적 지지로 분열되었다. 다만 우익의 이승만,

김구, 김규식 金奎植 3영수는 같이 참여했다. 백범의 3.1절 경축사는3.1운동 당시의 전 민족적 단결과

그것의 결정체로서 임시정부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_ 『조선일보』1946.3.1;『대동신문』.

『동아일보』1946.3.2;『백범김구전집』8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수십년 만에 조국에 돌아와 처음으로 맞이하는 3.1절에 여러분이 선열들의 위업을 추모하고 그 거룩한

뜻을 기념하기 위하여 이처럼 열렬히 기념대회를 열고 고귀한 선열들의 피를 헛되이 하지 않으려고

노력 하심을 볼 때, 나로서는 무엇이라 치사의 말씀을 드려야 좋을지 그저 가슴이 감격으로 꽉 찰 뿐입니다.

나는 먼저 오늘 세계 혁명운동사에 찬연히 빛나고 있는 우리의 가장 큰 국경절을 맞이하여, 여러동포

형제자매와 함께 마음과 정신을 새로이 가다듬어 가장 경건한 태도로 머리 숙여 수많은 선구자와 영령

앞에 전 민족적 경의를 표하고자 합니다. 27년전(1919)오늘 우리의 선구자들은 피로 이 강산을 물들이고도

오히려 조금도 두려움없이 전 세계 정의와 자유와 평화를 애호하는 국가에 향하여 우리 한국민족이 반만년의

역사와 문화를 가졌고 응당 독립과 자유를 획득할 수 있는 민족이라는 것을 우렁차게 외치고,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전 민족이 죽음으로써 항쟁하겠다는 것을 소리 높여 외쳤습니다. 이것은 한국 민족에

국한된 의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압박 받는 약소민족 에게도 이러한 위대한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사실입니다.

인류역사에서 그 예를 찾기 힘든 왜적의 횡포한 학정과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탄압밑에서

단지 빈주먹밖에 가진 것이 없는 우리 한국민족이 오히려 7~8개월이나 계속하여 총과 칼에 대항해 싸울

수 있었다는 것은 실로 인류의 혁명사에 감치 가장 빛나는 부분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내 것이라고 맹목적으로 그 위대성을 강조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3.1운동의 위대한 의의는 실로 그 통일성에

있는 것입니다. 지역의 동서가 없었고, 계급의 상하가 없었고, 종교. 사상 모든 국한된 입장과 태도를 버리고

오로지 나라와 겨레의 독립과 자유를 찾자는 불덩어리와 같은 일념에서 이 운동을 일관했다는 점을 우리는

세상에 자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에 추호라도 개인의 이익과 욕심을 생각하는 불순함이 있었다면,

이 운동으로 우리의 뜻한 바를 세상에 알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회고하면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왜적이 우리 한국을 실질적으로 점령하기 전부터 우리 민족은 동학당 혹은

의병 등 여러가지 형태로 왜적에게 대항했으니, 이런 개별적 부분적 운동이 통일된 지도 밑에서 세계적으로

한국민족의 생존권을 요구한 것이 이3.1운동입니다.

그리고 이 3.1운동이 우리 한국민족의 독립운동에 초석이 되었다는 점을 저버려서는 안 될 것이니, 우리는

3.1운동을 통하여 임시정부라는 영도기관을 탄생시켰고, 또 이 임시정부도 이역만리에서 가지가지

파란곡절을 겪으면서도 실로 이 3.1운동의 여러 선열들의 거룩한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수난의 길을 꾸준히 걸어왔다는

것을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 동포앞에 거듭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제까지 우리의 처해있는 현실에 생각을 미쳐볼 때, 3.1운동의 위대한 선열들의 정신과 국내 혁명 군중의 노력과

미약하나마 해외에서 조국의 광복을 위하여 악전고투해 온 여러 동지들의 힘으로 한국의 독립이라는 것은 세계적으로

인식된 바입니다. 우리 앞에는 신탁이라는 커다란 난관이 가로놓여 있고 국토는 남북으로 나누어진 슬픔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것을 인류의 역사가 우리 한국 민족에게 준 가장 큰 시련이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우리에게는 비관도

감상도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비관도 감상도 있을 수 없습니다. 인류의 해방을 위하여 정의의 칼날을

높이 든 미소 양국의 이해와 협조 아래서 우리는 최후의 일각까지 냉정 침착하게 통일된 질서와 평화적 태도로써

이런 모든 난관과 시련을 물리치고 돌진하여 완전 자주독립을 쟁취할 수 있으며, 그것에 의해 전 민족적으로

보다 즐겁고 보다 나은 생활을 가질 수 있으리라고 굳게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경사스러운 우리의 명절을 맞이하여

불민한 몸이나마 여러 형제자매와 함께 오로지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분골쇄신할 것을 다시금 약속 드리며 이만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