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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간 김구’의 실패·망설임·재도전… “이것이 바로 역사의 사무친 위로다” - 문화일보 2026.03.10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6-03-10

임순만 장편 ‘백범 강산에…’

탄생 150주년에 10년집필 끝 

 

 

?임순만 작가가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편 ‘백범 강산에 눕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길사 제공

 

“그들(백범 김구 등)은 서러움과 좌절을 자기 몫으로 껴안고, 나라의 독립과 분단 극복을 자신의 책임으로 받아들였다.…이것이야말로 역사의 사무치는 위로다. (‘백범 강산에 눕다’ 속 ‘작가의 말’ )

임순만 작가가 10여 년에 걸친 준비와 집필 끝에 백범(白凡) 김구(1876~1949)를 소설에 호명했을 때, 그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단순한 ‘민족의 영웅’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잔혹한 역사 속에서 매번 흔들리면서도 힘든 선택을 해야 했던 인간, 실패를 알면서도 책임을 저버리지 않은 인간이었다.

그런 김구의 모습은 임 작가가 최근 출간한 장편소설 ‘백범 강산에 눕다’(한길사)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소설은 올해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과 유네스코 김구의 해 지정을 기념해 출간되면서 더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소설은 총 24개 장으로 이뤄졌는데, 각 장은 하나의 단편소설과 같이 쓰여져 있다. 각 장의 배열은 김구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그리는 전기적 구성을 따르지 않는다.

이는 김구의 삶을 단순히 직선적 형태로 그리기보다 좌절과 실패, 망설임과 재시작이라는 리듬 속에서 그리려 했던 작가의 의도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1장의 경우에는 임시정부에서 김구와 이봉창이 1932년 일왕에게 폭탄을 던지는 의거를 논의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담긴 식이다.

일제에 맞선 김구의 독립운동 분투에서부터 해방 이후의 혼란과 분단의 갈림길에서 고뇌하는 모습, 경교장에서 맞은 안타까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도 각 장에 담겨있다.

소설은 그의 삶에 대해 분단을 막지 못한 정치가, 해방정국의 주도권을 쥐지 못한 지도자, 끝내 암살로 생을 마친 인물이라는 결말까지 숨기지 않고 내어놓는다.

그렇지만 뼈아픈 사실 뒤에 오히려 더욱 두드러지는 것은 김구의 태도다.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등 독립운동가들의 의거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독립’을 이루지 못했다고 슬퍼하는 장면에서 김구는 “이 자괴감을 감내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잡는다. 조국 분단의 위기, 남북회담을 앞둔 김구는 “내가 북한에 가서 실패하면 실패한 기록이 남을 것이고, 그런 시도가 거듭되면 누군가는 그 실패를 넘어설 것이다”라고 말한다. 소설이 말하는 김구의 위대함은 성취가 아니라 민족의 자리를 끝내 외면하지 않고 버텨낸 모습에 있었다.

664쪽에 이르는 소설은 철저한 사료 및 기록 분석에 의해 쓰여졌다. 각 장의 이야기는 역사 속 실제 인물과 사건에 토대를 두고 있다.

임 작가는 1995년 중국 충칭(重慶)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가 복원돼 기념관으로 개관했을 때 방문했던 경험이 소설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도 말했다.

그는 “(중국을 방문했을 때) 뭔가 제 가슴에 남았던 것 같다. ‘나는 여기에 대해 뭔가를 써야 되겠다’는 울림이 있었던 것”이라고 돌아봤다.

인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