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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구본진의 필적]〈1〉김구가 존경받는 이유 - 동아일보 2018.4.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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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admin | 작성일 | 2018-04-06 |
김구 ‘경충묘’, 1947년, 33.5×91cm.
근대 인물 중 가장 존경받는 백범 김구. 그 이유는 헌신적인 독립운동, 지조 이런 것 때문만은 아니다. 백범은 순수함, 선함, 인자함, 뚝심, 배려심을 가진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품성을 갖추었다.
백범의 글씨를 보고 있으면 414년에 세워진 광개토대왕비가 떠오른다. 글자가 꽉 차서 힘이 넘치고 웅장한 느낌을 준다. 필선이 야위거나 메마르지 않고 통통하고 부드러워서 인자하고 후덕한 인품임을 알 수 있다. ‘가운데 중(中)’자 중에서 ‘입 구(口)’ 부분이 큰 것은 에너지와 힘이 충만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한 특징이 발견되고 글자가 시작되는 부분에서 휘어지지 않고 곧게 시작하는데 이는 자유롭고 꾸밈이 없으며 순진무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선이 군더더기가 없이 깨끗해서 약간 어눌한 듯하지만 소박하고 순수하며 은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언뜻 보면 서툴러 보이는데 연습이 잘 안 되어서가 아니라 순진무구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서이다.
글자의 모양이 정사각형에 가깝다. 보수적이고 소심하며 곧고 바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작고 촘촘한 글씨 형태를 가진 사람은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가까운 사람 이외에는 잘 어울리지 못하고 내성적이며 보수적인 사람들에게 많다. 글자 사이의 간격은 좁고 행 간격은 넓어서 자의식이 강하고 생각이 깊으며 남에게 피해를 주지않는 신중한 성격이었을 것이다. 또 글자 크기, 글자 간격, 행 간격이 규칙적인 걸로 보아 신뢰할 만한 사람임을 짐작할 수 있다.
모음의 마지막 부분(날개)이 삐쳐 올라가는데 이는 의지가 굳다는 의미이다. 글자를 처음 쓸 때 여백을 두지 않고 바로 시작함은 적극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선생은 독립운동을 하다가 총에 맞은 후유증으로 수전증이 있어서 글씨에도 떨림이 있다. 백범 스스로 이름붙인 ‘총알체’ 앞에서 경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구본진 법무법인 로플렉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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