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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남아시아 제3회 독서감상문쓰기대회<백범상>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5-07-09


동남아시아한글학교협의회 제 3회 <백범일지> 독서감상문 쓰기 대회 -<백범상> 수상작

 

 

 

  

 

왜 하필 백범김구의 글을…’

 



방콕한인토요학교 고 최주원

 

 


 

 

지하철2호선의 강변역에 내리면 테크노마트가 있다. 작년 이맘 때, 방학을 틈타 한국에 나와서 가족과 함께 영화 ‘명량’을 보기 위해 테크노마트 정문의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발견한 구절이다. 층버튼을 누르다가 버튼의 윗 부분에 태극기를 바탕으로하여 다음과 같은 글귀가 프린트 된 한 장의 종이가 

아크릴판 뒤에 곱게 꽂혀 있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길 바라지

가장 강한 나라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

내가 남의 침략으로 가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의 나라를 침략하는걸 원치 않는다.” 

 

 

약간 뜬금없다고 여겼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같은 한국을 빛낸 최근의 유명인들도 많은데, ‘왜 하필 백범김구의 글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구절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과연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웨어러블 컴퓨터를 운운하고, 유비쿼터스 사회를 지향하는 

최첨단의 테크놀로지 사회의 현대인에게 적절한 감동을 주는 구절로는 2%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백범일지’를 읽고 소감을 쓰기 위해 컴퓨터를 마주한 나의 머리속에 작년의 그 글귀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왜 하필 백범김구의 글을…’ 이라며 구시대적 글을 마트 직원이 제때에 참신한 명언으로 교체하지 않은 탓이려니 폄하하고 지나쳤던 그 순간이
스치고 지나간다. 그랬다. 그의 글이 주는 힘, 그 의미를 그 때는 알지 못했다
 

 


무릇 한 나라가 서서 한 민족이 국민생활을 하려면 반드시 기초가 되는 철학이 있어야 하는 것이니 

이것이 없으면 국민의 사상이 통일 되지 못하여 더러는 이 나라의 철학에 쏠리고 더러는 저 민족의 철학에 끌리어 

사상의 독립, 정신의 독립을 유지하지 못하고 남을 의지하고 저희끼리는 추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 

우리는 우리의 철학을 찾고, 세우고, 주장하여야 한다

이것을 깨닫는 날이 우리 동포가 진실로 독립정신을 가지는 날이요 참으로 독립하는 날이다.” 

 


 

대한민국의 기초를 이루는 철학은 무엇일까. 내 머리속에는 이에 대한 답이 없다. 아니, 김구 선생처럼 그와같은 형이상학적인 질문에 대하여 고민하면서
사는 습관이 내게는 배어있지않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 지금 나는 졸업하면 내가 선택할 직업과 보수 등에 관한

어쩌면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당면한 문제들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다

런 나에게 백범김구 선생님은 우리의 철학을 찾고, 세우고, 주장하라고 외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저런 철학에 쏠리고 끌리어
사상과 정신의 독립을 유지하지 못한채 결국 남을 의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조금은 의외였다. 나는 부자가 되면 타인을 돕기에 훨씬 수월하고 도움이 되며 내가 하고 싶고 가지고 싶은 것을 수월하게 얻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은 지금 부자나라를 추구하고 있으며,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그 어떤 것도 불사하는 나라로 흘러가고 있다

황금만능주의는 지금의 한국을 지배하는 하나의 철학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김구선생님은 대한민국이 가장 부강한 나라, 부자나라가 되기를 꿈꾸지 않았고 

가장 아름다운 나라, 남의 모범이 되는 나라가 되기를 원했다 



 

한국을 강타한 충격적인 사건들 몇몇이 떠오른다. ‘세월호’와 ‘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세월호’는 배가 실을 수 있는 이상의 무게를 선적했고 늘 그래왔으니 괜찮을것이라 생각하고 출항했다가 참변을 당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도 조금만 일찍 서둘러 대처했다면 이처럼 크게 번져 온 국민의 근심거리가 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현재 한국의 공식 감염자 수는 세계 2위이며 비중동 국가로는 단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어제 이곳, 태국의 방콕에서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콜록거리는 흉내를 냈다. 이는 메르스의 증상을 흉내낸 것이었는데, 매우 부끄럽고 창피했다

마치 나를 전염병이 창궐하는 미개국가에서 온 사람처럼 취급하는 것 같았다 

 


지금의 한국의 모습은 적어도 백범선생이 꿈꾸던 남의 모범이 되는 나라의 모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최고의 문화로 인류의 모범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이기적 개인주의자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그 분의 글을 읽으면서 더 높은 보수를 보장하는 직장을 얻기 위하여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는 나는 철저히 이기적인
개인주의자에 지나지 않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백범김구 선생이 일생을 바쳐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신 배경에는 그의 행동을 지배한 정신 철학이 있었다.
완전하게 자주독립한 나라의 백성으로 살기 위해  일생을 바친 그의 헌신의 밑바탕에는 “사랑의 문화, 평화의 문화로 

우리 스스로 잘 살고 인류 전체가 의좋게  즐겁게 살도록 하는 사회의 실현” 이라는 목표가 있었던 것이다 

 


 

공존의 논리. 결코 세계를 무력으로 정복하거나 경제력으로 지배하려는 것이 아닌 다른 민족과 서로 도우며 상생을 추구한 그의 철학이 

바로 지금, 우리 사회에 그리고 바로 지금의 나에게 적절한 가르침이라는 생각이 든다.

 놀라운 것은 약 70년 전에 민족의 독립을 그리워하며 일생을 바치신 백범님의 오매불망 원하던 대한민국의 그림이 지금, 바로 지금 우리의 현실에
얼마나 딱 들어맞는 말씀들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며 당신의 혜안에 머리숙여 존경을 표한다

그리고 교육을 한낱 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수단 정도로만 여기며 나 하나만 잘 먹고 잘 살고 성공하면 그걸로 족하다고 여긴 

나의 얄팍한 생각에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끼면서,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백범김구 선생께서 당신이 꿈꾸셨던 나라를 만들기위해서 당신의 일생을 바치셨듯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 ” 

 


 

한 번쯤 고민해보아야 할 일이다.